명상가들의영성

다시 시작하는 마음

오래된미래관찰자 2011. 6. 15. 19:11

갑작스런 뒷걸음에 낙심하지 말자


 사랑과 자비와 순종의 아름다운 품성을 기른답시고 한창 열심을 내는 중인데―꽈당! 갑자기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이 닥치면서 사랑 대신 분노가 마음을 점령하고 기쁨 대신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동굴에서 날아오르는 박쥐들처럼, 깊은 잠재의식에서 부글부글 솟아오른다. 영성수련이 사태를 좋게 만들기는커녕 더 고약하게 만든 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뒤로 퇴행한 것처럼 느껴진다.

 

 걱정할 것 없다! 본디 그런 것이고 치유는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영성수련은 좋은 성품을 기르는 방법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쌓여온 아픈 기억들과 감정들을 노출시켜 그것들이 거기 있음을 알아차리고 쏟아버리는 방법으로도 이루어진다. 그렇게 하여, 지난날의 아픈 감옥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폭발들을 겁낼 필요 없다.

그것들을 비난할 필요도 없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자신을 벌할 필요는 더욱 없다. 그래도 그것들이 너무 강하게 자신을 엄습하거나 사로잡을 경우에는 선생을 만나 의논하든지, 마음수련을 이해하는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상담하는 게 좋겠다. 필요하면, 수련의 강도를 낮추거나 잠시 다른 수련방법을 써보는 것도 좋다. 갑작스런 폭발로 말미암아 빚어진 어려운 사태는 세월과 함께 지나가게 마련이고, 그 과정을 돌이켜보는 가운데 오히려 자신을 치유하고 정화(淨化)해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질 것이다.


다시 시작하라


  우리는 바쁜 일과에 파묻히고 가정에 갑작스런 변고가 생기거나 아니면 그냥 게으름에 빠질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조만간 겪게 되는 일이다. 그래서 어찌 되는가? 수련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진짜 함정은 자책감을 느끼고 실패한 것을 괴로워하며 아무래도 나는 안 되는가보다고, 해봤자 또 실패할 텐데 뭐 하러 다시 시도하겠느냐고 좌절해버리는 것이다.

 

 영성수련에서 ‘실패’는 또 다른 배움의 기회, 그것도 때로는 가장 값진 기회일 따름이다.

수련을 중단하게 된 이유―누군가에게 수련시간을 빼앗기거나 스스로 “난 안 된다.”고 생각함, 등―를 있는 그대로 성찰함으로써 우리는 자기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누군가에게 수련시간을 빼앗겼다면 자기가 남의 요구를 거절 못하는, 거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줄을 알게 되고, 스스로 “난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 자기가 평소에 얼마나 자기를 과소평가하고 멸시해왔는지를 알게 된다. 일단 이 함정을 함정으로 알아차리면 우리는 빙그레 한 번 웃고, 좀 더 지혜롭고 좀 더 강해져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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