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프란체스코 일행이 골짜기를 지나는데 거기 온갖 새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을 본 프란체스코는 일행을 떠나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새들에게로 달려갔다.
새들은 평상시처럼 날개 짓을 하는 대신 조용히 나뭇가지에 앉아 그의 말을 들었다.
“동무들아, 너희는 마땅히 너희를 지으신 창조주를 사랑하고 찬미해야 한다.
그분은 너희에게 깃털로 옷을 입히시고 날개로 날게 하시고 다른 모든 필요한 것들을 주셨다.
하느님은 너희를 가장 고상한 피조물로 지으셨고, 깨끗한 허공에 깃들게 하셨고,
씨를 뿌리거나 거두지 않는데도, 너희를 먹이시어 아무 염려 하지 않게 하셨다.”
새들은 고개를 저으며 날개를 퍼덕이고 벌어진 입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프란체스코가 십자 성호를 그어 축복하고 이제 돌아가도 좋다고 하자,
저마다 자기 갈 곳으로 날아갔다.
그러자 프란체스코는 새들이 겸손하게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을 보고서
기쁨으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 다음, 일행과 함께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 뒤로 프란체스코는 모든 새들과 짐승들과 파충류와 감정이 없는 생물들까지,
전심으로 타일러 저희를 지으신 창조주 하느님께 찬미와 사랑을 바치게 하였다.
날마다, 그의 입에서 세상을 구원하신 주님의 이름이 불려질 때면
온갖 새들과 짐승들이 복종하는 것을 그는 보았다.
[온종일]
온 세상아, 야훼께 환성을 올려라. 기뻐하며 목청껏 노래하여라(시편 98, 4).
[하루를 마감하며]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세상과 거기 사는 모든 것들이 아버지의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교만에 빠져서 우리가 당신의 유일한 피조물이 아님을 잊지 말게 하소서.
당신이 우리를 사랑으로 돌보시듯이
우리도 당신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으로 돌봐야 하는 것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일깨워주소서.
당신이 만드신 모든 것에 우리 눈과 가슴을 열어주소서.
말 못하는 것들에 우리 음성을 빌려주어
그것들 이름으로 당신을 찬미하고 사랑하게 하소서.
이제 날 저물어 잠자리에 들 시간,
프란체스코와 함께 기도하오니,
우리 모두의 창조주 하느님께 기쁨으로 감사드리게 하소서.
주님, 당신 자녀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저들을 온전하게 지켜주소서.
웃음으로 당신 자녀들을 살피시고 상냥한 얼굴을 저들에게 보여주소서.
당신 자녀들을 친절로 덮으시고 고요한 밤, 평안한 안식을 저들에게 내려주소서.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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