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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죽음 준비교육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우고 생명의 존엄성을 깨달아 자살 고립 슬픔 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 게이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죽음준비교육을 해온 다카하시 마코토(62)씨는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죽음준비교육이 청소년 시기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3년간 게이오 고등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쳐 왔으며 지난 96년부터는 청소년 자살,탈선,비행을 예방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죽음준비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대가족 내에선 인간의 생로병사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으나 핵가족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은 죽음을 경험할 기회가 없다”며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청소년들의 자아정체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복음화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척박한 일본 땅에서 ‘죽음준비교육’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죽음 이후 세계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죽음에 대해 터부시했다는 것.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입학한 게이오 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앞길이 구만리 같은 학생들에게 벌써 죽을 준비를 시키느냐’는 원성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공부만 잘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돼서는 않되며 이 교육을 통해 구체적인 삶의 목표와 방향을 세울 수 있다고 설득했다. 결국 죽음준비교육은 게이오 고등학교의 필수과목이 됐다. 학생들은 죽음준비교육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학원폭력도 줄어들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우린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죽음이 마치 나비가 고치를 뚫고 떠나는 것처럼 육체를 벗어버리는 변화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사후 생명은 반드시 있다고 가르치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한다.
한편 기치조오시 교회 장로인 다카하시 마코토씨는 “그동안 기독교 신앙이 자신을 인도했다”며 “청소년들에게 심겨진 복음의 씨앗이 언젠가는 꽃을 피우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각당복지재단이 주최한 ‘죽음준비교육’에서 강연한 후 10일 출국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