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관찰자

내공파악

오래된미래관찰자 2008. 4. 15. 10:51

 

전에 학생시절에 팝송에 한참 미쳐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드물던 전축이 있었고, 팝송을 좋아하면서 LP레코드판도 많이 있었다.

신곡이 나오면 팝송의 가사를 외우고 LP판을 사고 모으는 것이 취미였다.

 

한번은 도서관에서 새로 사귄 친구가 있었는데,

그의 차림이나 행색으로 보아 자랑할 만하다 하여 그 앞에서 팝송자랑을 하였다.

전축과 스피커와 음악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자랑하였다

그 친구는 아무 말도 않고 빙그레 웃으며 관심을 가지고 듣고 있기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는 자기집을 놀러가자고 하였다.

혜화동근처의 집인데, 웬 대궐같은 2층집으로 들어가는데 아랫채와 윗층의

정원이 경복궁같고, 방만도 10개 넘었고, 방마다 스피커시설이 되어 있었다.

다른 한 방은 음악실보다 더 좋은 오디오씨스템과 사방이 전축판이었다.

알고보니 이 친구의 가정은 종로와 명동등에서 여러개의 음악실을 경영하는

부모였고, 그리고 그곳에서 가끔 DJ도 보는 음악매니아였던 것이다.

 

그런 친구앞에서 음악이 어떠니, 전축이 어떠니, 팝송이 어떠니

무슨 음악실이 좋다느니 번데기앞에서 주름을 잡았으니 얼마나 창피했겠는가?

 

그 이후로는 누구앞에서 먼저 섣불리 말하지 않고 내공 파악을 하게 되었다.

내공이 파악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말하지 않게 되었다.

 

만약에 나보다 나은 사람앞에서 나를 드러낸다면 나중에 얼마나 부끄럽겠는가?

물론 상대방이 그것조차도 말해 주지 않아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세상은 넓다. 사람은 많다.

어떤 종류의 일이나 지식에서는 정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전문가가 되어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그러한 전문가를 만나는 것은 행운중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영성이라면 그 기쁨을 무엇에 비길 수 있으랴?

 

우선 나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그 전문가를 만나는 기쁨은 더욱 더 큰 행운이며,

누구를 만나든 섣불리 말하거나 나서지 말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

신중하게 내공파악을 해야 한다.

 

세상에는 하나님을 통하여

도움을 받거나, 도움을 주거나 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혼자 완벽하지 못하여 서로 서로를 도와

조화를 완전한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이다